(익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작년에 우승 없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에 올랐던 김민별이 2년 차에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김민별은 13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18점을 쓸어 담아 최종 합계 49점으로 우승했다.
이 대회는 타수가 아니라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을 부여하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매겨 점수 합산으로 순위를 가리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다.
김민별은 상금랭킹 29위에서 17위(4억8천523만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 순위도 18위에서 14위로 상승했다.
김민별은 이번 우승으로 '무관 신인왕'의 설움을 씻었다.
김민별은 작년에 신인왕에 올랐지만, 우승이 없어 빛바랜 반쪽 신인왕이라는 평가절하를 감당해야 했다.
더구나 같은 신인이던 방신실은 2승을 올렸고, 황유민도 한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터라 신인왕에 오르고도 신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이번 우승으로 김민별은 방신실, 황유민과 함께 KLPGA 투어 2023년 데뷔 동기생 트리오 전성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힐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그동안 최종 라운드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김민별은 이날은 방신실과 피 말리는 접전을 승리로 이끌어 뒷심이 모자란다는 혹평도 씻어냈다.
김민별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잡아내 최종 라운드에 나선 선수 60명 가운데 가장 많은 점수를 땄다.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민별을 이날 우승 후보로 꼽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날 17점을 쓸어 담아 선두에 오른 김민선과 김민선에 1점 차 2위인 작년 챔피언 방신실, 그리고 홈 코스의 박현경 등이 김민별 앞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민별은 4∼7번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식간에 선두로 솟아올랐다.
유난히 날카로운 샷으로 4개 홀 모두 2m 이내 거리에 딱 붙여서 만든 버디였다.
김민별은 9번 홀(파4)에서도 2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맨 먼저 40점을 돌파했다.
10번 홀(파5) 버디로 43점까지 달아난 김민별은 14번 홀(파4)에서도 2m 버디 퍼트를 넣어 식지 않은 샷 감각을 이어갔다.' 김민별을 1점 차로 추격한 방신실은 15번 홀(파4)에서 그린을 놓친 뒤 2m가 채 되지 않는 파 퍼트를 실패한 데 이어 16번 홀(파3)에서 3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김민별은 17번 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를 떨궈 쐐기를 박았다.
방신실은 17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냈지만, 기민별과 차이는 벌써 4점으로 벌어져 있었다.
방신실은 18번 홀(파4)에서 버디 퍼트를 넣어 1점 차 2위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에서 13점을 딴 방신실은 작년 우승에 이어 올해 준우승(47점)을 차지해 변형 스테이블포드에 가장 잘 맞는 선수라는 입지를 다졌다.
2번 홀(파5) 칩샷 이글을 잡아낸 정윤지가 12점을 추가, 3위(45점)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시즌에 이글을 가장 많이 잡아낸 신인왕 후보 유현조와 박혜준이 공동 4위(44점)를 차지했다.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던 김민선은 8점을 보태는 데 그쳐 6위(43점)가 됐다.
공동 9위(38점)에 오른 윤이나는 상금랭킹 1위는 지키고, 대상 포인트에서 박현경을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윤이나는 평균타수에서도 1위를 달려 개인 타이틀 3개 부문 선두다.
권훈기자 /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