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보도
마부위침(磨斧爲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 사나이, 로리 매킬로이
- 작성일2025/04/14 17:54
- 조회 7
< 연장전 승리 후 기뻐하는 매킬로이 >
2025년 마스터즈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심장이 다시 한번 오거스타 내셔널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로리 매킬로이가 있었다. 신의 장난이었을까?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그가 마침내 그린 재킷을 입었다. 11년 간의 아픔과 간절함,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마지막 조각을 향한 집념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오늘 이 순간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고사성어는 단연코 ‘마부위침(磨斧爲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일 것이다.
이 말은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백(李白)의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공부가 싫어 산으로 도망친 어린 이백이 도끼를 갈고 있는 노파를 보고 물었다. “그 도끼로 무엇을 하시려는 겁니까?” 노파는 대답했다. “이걸 갈아 바늘을 만들려 한다.” 그 끈기와 인내에 감동한 이백은 다시 학문에 정진했고 결국 대시인이 되었다.
2025년 마스터즈를 우승하여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 또한 골프계의 이백이라 비유할 수 있겠다. 한때는 ‘차세대 황제’라는 수식어로 주목받았지만 마스터즈만은 늘 아쉽게 놓쳤다. 어떤 해는 무너졌고, 어떤 해는 멘탈이 흔들렸으며, 또 어떤 해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도끼를 내려놓지 않았고 오거스타를 떠날 때마다 다시 이를 갈았을 것이다.
그는 마침내 완성된 바늘로 연장 승부 끝에 퍼팅그린의 홀을 찔렀다. 정교하고 절제된 스윙, 고요한 멘탈, 그리고 연장 18번 홀의 완벽한 세컨드 샷과 퍼팅. 그는 더 이상 ‘준우승자’도 ‘아쉬운 천재’도 아니다. 그는 마스터즈 챔피언이자 진정한 골프의 거장으로 거듭났다.
매킬로이의 우승은 단순한 한 경기의 승리가 아니다. 그것은 끈기와 기다림, 그리고 수없이 반복된 실패를 견디고 이겨낸 끝의 승리다. 그래서 오늘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 로리 매킬로이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김기철 마니아타임즈 기자 / 2025-04-14